크리스토퍼 힐(사진) 주한 미국대사는 25일 "개성공단사업이 북한경제를 개혁할 수 있지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는 만큼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말했다.힐 대사는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초청 강연회에서 ‘미국의 전략물자 반출 제한으로 개성공단 출범이 지장을 받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한국이 개성공단에 너무 큰 부담을 짊어지는 것 같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개성공단 성공여부와 관련해 전략물자 수출통제가 이슈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며 "개성공단사업의 성패의 잣대는 수출통제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가 누구이고, 어떻게 선발되는가 하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힐 대사는 ‘미국이 북한을 침략할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 북한 내에서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은 북한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할 의도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전쟁이 재발할 경우 자동개입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한국방위를 위해 모든 것을 사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6자회담 틀 내에서 해결돼야 하며 이 과정에서 중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힐 대사는 "주한미군의 주둔은 한반도 평화유지 등 한국지원을 위한 것"이라며 "한국 국민이 원치 않으면 계속 주둔시킬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되면 국제사회가 체결한 모든 관련 협약을 위반하는 것이고 국제사회를 조롱거리로 만들 수밖에 없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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