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고구려 고분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지만(not bad), 습도와 온도 조절에 신경 쓰지 않으면 악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무니어 부시나키(61·사진) 유네스코 문화담당 사무차장보가 25~28일 서울에서 열리는 ‘고구려 고분의 보존과 관리’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북한의 고구려고분 실태조사와 지원업무를 담당해온 부시나키는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19~23일 북한을 방문해 평양 주변 약수리 고분 등을 둘러본 결과, 벽화 표면에 곰팡이 등이 서식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곰팡이는 1970년대 벽화보존을 위해 동원된 실리콘기법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서 "당시는 그게 첨단기법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벽화를 훼손하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또 "현재 북한이 벽화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에 유리벽을 설치하고 관람객을 통제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지만 앞으로 관람객이 많아질 경우를 대비해 고분 주변에 완충지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북한 소재 고구려 벽화 고분 보존을 위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6년 동안 총 60만 달러(매년 10만 달러)를 유네스코에 전달, 기술적 점검과 장비 구입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미하엘 피제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위원장, 분석화학 전문가인 로코 마체오, 환경문제 및 습도 전문가인 산드로 마사 등이 참석, 고분 상태와 보존 방안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북한의 고구려고분 보존을 위한 유네스코 신탁기금 사업 현황보고를 겸해 열리는 이번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발표 및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27일 고구려 고분의 보존에 관한 방향제시 등을 담을 권고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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