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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장·野 의총 안팎 / 욕설·고함속 한나라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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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장·野 의총 안팎 / 욕설·고함속 한나라 퇴장

입력
200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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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이해찬 총리가 대통령 시정연설을 대독한 국회 본회의장은 한나라당의 집단 퇴장과 여야간 욕설, 고함으로 얼룩졌다.전날까지 시정연설을 보이콧하기로 했던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의총에서 "총리가 한나라당 비하 발언을 사과하는지 지켜본 뒤 퇴장 여부를 결정하자"고 입장을 바꾸어 일단 본회의장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가 단상에 오르자 마자 "너무 오만한 것 아닙니까"(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 "야당 비하한 것 사과하시오"(최구식 의원)라며 바로 포문을 열었다. 여기에 우리당 측이 "왜 시끄럽게 구나" "여기가 시장이냐" 등 고성으로 맞서면서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그러나 이 총리는 아랑곳 않고 시정연설 대독을 시작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사과 못합니까", "다 나와!" 등 고함을 치면서 본회의장을 우르르 빠져 나갔다.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 정형근, 이재오, 김애실 의원 등 20여명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본회의장은 곧 잠잠해졌으나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연설 도중 "헌재 결정의 법적 효력을 왜 인정 안 합니까"라고 거세게 항의하고, 우리당 측에서 "조용히해, 임마" 등 막말이 나오면서 다시 엉망이 됐다. 이에 심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3명이 추가로 퇴장했다. 이 총리는 그러나 이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30여분간의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우리당 측에선 박수가 나왔고, 한나라당 측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본회의장에 다시 입장했다. 이 때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이 "우리당 총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총리임을 아시기 바랍니다"라고 목청을 높이자, 양당은 "잘했어!" "무슨 소리야!" 라며 세번째 난타전을 벌였다.

본회의 직후 열린 한나라당 의총에선 이 총리에 대한 비난과 함께 시정연설 보이콧을 강행하지 못한 당 지도부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이방호 의원은 "지도부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희생하면서 손에 피도 묻혀야지 존재 가치가 뭐냐"고 공격했고, 안택수 의원은 "총리 발언은 술 먹고 한 이야기가 아니라 혁명을 하겠다는 뜻이란 것도 모르고 있다가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 모인 정당으로 낙인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웅 의원도 "지도부가 판단은 의원들에게 미루고 눈치나 보니까 오늘 국민들에게 우스운 꼴 보인 것 아니냐"고 가세했다.

그러나 김덕룡 원내대표는 "당내 다양한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면서 소수당으로서 유연하게 대처한 결과"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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