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25일부터 존 케리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합류한다. 지난달 6일 심장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클린턴은 25일 오전과 오후 각각 이번 대선의 최대 접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와 플로리다주에서 케리 의원과 함께 나와 연설할 예정이라고 미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클린턴은 25일 아침 방영될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와의 인터뷰 원고에서 "케리 후보가 지원 유세를 요청했고 나도 지원하고 싶다"며 "두 후보 사이에 너무 큰 차이가 있고 앞으로 4년간 그들이 추구할 진로가 너무나 달라 나는 지원유세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에 대한 케리측의 구애는 4년 전 앨 고어 후보의 냉대와는 대조된다. 당시 고어 부통령은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에 시달리던 클린턴과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 했었다.
그러나 케리 후보측은 아직도 대중적 인기가 시들지 않은 클린턴의 가치에 주목해왔다. 클린턴의 유세 합류가 접전지에서 흑인 등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케리 후보측은 기대하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재임 시절의 경제적 호황을 상기토록 해 조지 W 부시 정부의 경제기록과 대비시키려는 것도 아직 수술에서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클린턴을 유세장으로 끌어낸 큰 이유 중의 하나다.
그러나 그의 등장이 케리 후보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클린턴이라면 치를 떠는 공화당원들의 결집 효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1996년 대선에서 낙선한 밥 돌 공화당 후보의 대변인 넬슨 워필드는 민주당원이면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레이건 민주당원’들을 떠올리면서 "적어도 ‘클린턴 공화당원’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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