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아르빌주에 파병된 한국군에 대한 테러위협이 잇따라 제기되고, 현지 공공시설경비대 총책임자가 살해되면서 자이툰부대는 바싹 긴장하고 있다.경비 총책임자의 피살은 저항세력의 근거지인 수니 삼각지대 등 이라크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던 아르빌에 테러세력이 유입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여진다. 자이툰부대의 3중 경계망 가운데 가장 바깥쪽 경계는 현지 민병대에 맡기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사건은 예사롭지 않다.
군 당국은 현지에서 동맹군과 적대세력간의 교전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과거 대규모 테러가 발생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아르빌에서는 지난해 12월24일 내무부 청사 앞에서, 올해 2월1일에는 쿠르드 애국동맹(PUK)과 쿠르드민주당(KDP) 당사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있었다.
아르빌 지역의 치안악화와 관련, 윤광웅 국방장관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지 상황이 그렇게 악화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이툰부대는 한국군에 대한 잇단 테러위협 등으로 비상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영외활동은 철저히 자제하고 있다.
현재 자이툰부대의 부대방호 수위는 방호태세가 가장 높은 1단계에서 최저인 4단계 가운데 3단계를, 테러위협에 대한 평가는 보통(green)→긴장(amber 또는 orange)→위협(red)→위급(black) 중 ‘긴장’ 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국방부 관계자는 "동남아 알카에다 조직망으로 알려진 단체가 테러 경고문을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한 직후인 지난 12일 방호태세와 테러평가가 한 단계씩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이툰부대는 현지 민병대인 페시메르가에 주둔지 가장 바깥쪽 경계를 한층 강화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외곽 경계망에서 장병들의 숙소까지는 박격포가 닫지 않아 이 경계선만 잘 지켜지면 안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자이툰부대는 또 주·야간 감시 장비인 슈미트와 열선 감시장비(TOD) 등을 통해 100만평에 달하는 주둔지를 정밀 감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외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위험에 거의 노출되지 않지만 대민 지원 등 당초 파병목적을 전혀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이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윤 장관은 "우리가 병력을 보내놓고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둬야 한다"고 말해 안전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영외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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