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은 25일 신장질환과 관련한 병역비리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이례적으로 병역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91명에 대한 사법처리 내용 등을 발표하면서 "이번 수사가 피의자에 대한 관대한 법 규정 탓에 제대로 진척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털어놓았다.경찰이 법적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은 피의자에 대한 공소시효와 형법 적용 부분. 당초 이번 사건의 수사대상자는 총 140여명이었으나 실제 사법처리는 91명 선에 그쳤다. 3년의 공소시효가 끝난 53명은 혐의가 드러났는 데도 조사할 수가 없어 사건 실체에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관심이 집중된 연예인 병역비리의 경우 장혁 한재석씨 등이 S연예기획사 소속이고 이 회사 사장도 병역 브로커 우모(39·구속)씨 등이 갖고 있던 고객 명단에 들어있었지만 모두 공소시효가 끝나 더 이상 조사가 불가능했다.
경찰은 또 병역 비리자들에게 최고 5년형까지 가능한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으나 검찰과 협의 결과, 형법적용이 불가능해 결국 병역법을 적용해야 했다.
신검대상자가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받을 때 병무당국이 채뇨현장을 직접 감독하지 않는 점과 조작된 단백뇨의 구별방법이 없는 점 등 현행 신검방식의 문제점도 개선사항으로 지적됐다. 경찰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무더기로 같은 질환으로 면제를 받았는 데도 아무런 의혹을 제기하지 않은 병무청의 안일한 태도도 문제로 삼았다.
한편 경찰은 이날 신장질환 병역비리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공소시효가 끝나지 않은 사법처리 대상자 중 43명을 구속하고 4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중 프로야구 선수가 90명(구속 5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송승헌 신승환씨 등 4명의 유명 연예인들도 포함됐다. 면제자들은 11월 안에 모두 재검을 받는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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