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이 3대에 걸쳐 장기기증을 실천해 감동을 주고 있다.25일 재단법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이 단체 상임이사 오재철(63·사진)씨의 어머니 변옥순씨가 최근 86세로 임종하면서 시신을 한양대 병원에 기증했다. 변씨의 장기기증은 오씨와 오씨의 아들, 오씨의 아버지의 뒤를 이은 것으로 3대에 걸친 일가족 4명의 ‘장기기증 릴레이’는 전례없는 것이다.
오씨 일가의 ‘장기기증 릴레이’ 는 1994년 오씨가 운동본부를 통해 한 신부전증 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오씨는 2000년 5월 둘째 아들 종화씨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자 평소 아들의 뜻대로 종화씨의 피부·혈관을 70여명의 골다공증·화상환자에게 이식해 줬다. 이듬해 3월에 노환으로 별세한 부친 춘산씨의 시신도 포천 중문의대에 기증하고 각막은 시각장애인에게 주었다.
25일 장례식에서 오씨는 "평소 어머니는 ‘어차피 썩을 몸, 이 땅에 모두 주고 떠나고 싶다’며 수의마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며 봉사단체에 남기고 가셨다"며 상주답지 않게 밝은 표정으로 어머니의 뜻을 기렸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