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으로 떠돌던 중국원정 장기이식 환자들의 실태가 확인됐다. 예측했던 대로 대단히 걱정스러운 내용이다. 중국에서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의 50%가 숨지거나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의 수술과 비교할 때 합병증 발병률은 10배, 면역 거부반응은 5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보다 비용부담도 훨씬 더 크다. 그런데도 중국행 장기이식 환자가 매년 급증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국내에서 장기의 확보가 너무도 어렵기 때문이다.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현재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무려 1만2,000여명에 이르지만 필요장기는 턱없이 부족해 수술까지는 통상 2년 정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정도면 대부분 속수무책으로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 뇌사자의 장기기증률은 0.8%로 서구의 20%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 장기 매매가 법으로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 인터넷 상에서 장기매매 카페들이 버젓이 성업 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장기기증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이것 만으로는 실효를 기대하기 어렵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가 주로 담당하는 장기기증 네트워크를 보다 효율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장기기증에 관한 인식 확산에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한다. 장기 공여 및 활용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므로 법과 제도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문화적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장기 기증이야말로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위이자, 언제라도 나와 내 가족이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사안임을 많은 이들이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음성적 장기거래가 횡행하는 상황에서 전통적 신체관(觀)만을 고집하는 것 또한 사회적 위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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