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고교생들이 한국에 수학여행을 왔다. 일본이나 대만 등에서 오는 수학여행단은 꽤 있으나 영국 학생들이 수학여행지로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영국 잉글랜드 남부 월트셔주 말버러시의 세인트 존스 고교 수학여행단 26명이 지난 20일부터 10박11일 일정으로 서울과 경북 안동, 경주 등을 돌아보고 있다.
학생들은 24일 천년 고도인 경주를 방문, 국립박물관과 천마총 등을 구경하는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한국식 목욕문화인 ‘온천욕’도 경험했다. 25일에는 경주 석굴암과 불국사를 찾아가고 남산을 등반할 예정.
이들은 앞서 63빌딩 등 서울시내 관광과 용인 에버랜드를 방문한 뒤 23일 안동 하회마을과 안동한지공장을 들러 한국의 전통적인 유교문물 현장을 답사했다. 한지공장에서 딱총나무껍질로 한지를 직접 만들어 보기도 했고, 안동지례예술촌의 한옥 온돌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무척이나 신기해 했다.
수학여행단 가이드를 맡고있는 이정자씨는 "영국 학생들이 빡빡한 일정에 피곤한 줄도 모르고 우리의 전통문화에 호기심을 갖는 모습을 보면 나까지 덩달아 신이 난다"며 "앞으로 서구학생들과의 문화교류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학여행은 영국학교의 교사로 있는 한국인 도영덕씨와 한국관광공사 측이 공동으로 학교측에 제안하고 설득해 이뤄졌다. 거리가 너무 멀고 경비가 많이 들어 한때 여행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나 관광공사 측이 부채 등 한국관련 기념품들을 학교 측에 기증하고 학교 측이 이를 팔아 경비에 보태 성사됐다.
관광공사는 앞으로 정례적으로 영국 학생들의 한국 수학여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과 영국 학교 간의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가운데 무료 민박 등을 통해 여행경비를 줄이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방침이다.
영국 학생은 30일까지 속리산 법주사와 용인민속촌, 비무장지대(DMZ),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 용산전자상가, COEX 등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살아 숨쉬는 현장을 둘러본 뒤 31일 영국으로 떠난다. 안동=유명상기자 ms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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