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진의 손으로 처음 만든 경비행기 ‘부활호’가 이름 그대로 반세기만에 부활했다.공군은 22일 대구 군수사령부 81항공정비창 주기장에서 설계자 이원복(78·예비역 대령)씨와 첫 비행을 맡았던 조종사인 민영락(79)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활호 복원행사를 가졌다. 부활호는 이날 세월의 무게로 인해 50여년 전 누비고 다녔던 하늘로까지 비상하지는 못했지만 심장고동처럼 힘찬 프로펠러음을 내뿜으며 활주로를 질주했다.
2인용 동력비행기 부활호는 1953년 6월 공군기술학교 교관들이 제작을 시작해 같은 해 10월11일 경남 사천기지에서 시험비행에 성공한 국산 1호 항공기.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직접 붓글씨로 쓴 ‘부활’이라는 이름을 하사하기도 했다. 중량 380㎏, 상승고도 4,900c, 최고속도 180㎞인 이 비행기는 60년까지 연락기와 연습기로 활약하다 퇴역했다.
민간에 인계된 후 사진으로만 남아있던 부활호가 다시 날개를 펴게 된 것은 제작을 주도했던 설계자 이씨와 당시 일등중사였던 고 문용호(9월8일 작고·78세)씨 덕분이었다. 두 사람은 올해 1월 대구 경상공고 지하창고에서 뼈대만 앙상히 남은 부활호를 발견하고 복원을 결심했다. 공군도 지난 5월 반세기 전 제작팀 인원수와 동일한 27명으로 복원팀을 구성했다. 복원작업은 설계도가 없어 부품 크기, 두께 등을 일일이 계산하는 역설계 방식과 전통 수작업으로 진행된 끝에 4개월여만에 마무리됐다.
공군은 복원된 부활호를 공군사관학교에 전시하고, 2대를 추가 제작해 전쟁기념관과 경상공고에 기증할 계획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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