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라마단(이슬람 금식월) 시작 이후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이 강도를 더해 가면서 미국 내에서 저항세력을 너무 과소평가했던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뉴스위크 등 미국 언론들은 21일 저항세력의 수가 예상보다 훨씬 많고 조직화돼 있으며 자금줄도 튼튼하다며 미국의 오판 가능성을 제기했다.◆저항세력 최대 2만명=뉴욕타임스는 21일 이라크 내 핵심 저항세력이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조직과 다른 이슬람국가 출신 조직 등을 합쳐 50개 조직 8,000~1만2,000명이라고 보도했다.
동조세력까지 합칠 경우 그 수는 2만 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지금까지 미군 정보 보고서들이 추정한 저항세력 규모 2,000~7,000명보다 최대 10배나 되는 규모로 미 정부도 저항세력의 실체에 대해 새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저항세력과 이라크 방위군과의 연계도 문제다. AP통신은 익명의 미 정부 관리를 인용, "방위군 내부에 저항세력 동조자가 있으며 저항세력이 직접 요원을 심기도 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19일 100여명의 사상자가 난 방위군 부대 박격포 피격은 방위군이 연병장에 집합한 시간에 대열 한 가운데로 폭탄이 떨어졌다. 저항세력의 방위군 내부 침투가 틀림없다는 반증이다.
◆풍부한 자금=저항세력은 ▦전 이라크 집권 바트당과 사담 후세인의 친척들이 운영하는 지하 금융조직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 국가의 후원자 ▦전 세계의 이슬람 자선단체 등 풍부한 돈줄을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항세력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준비 중인 미 국방부 관리는 "저항세력의 자금 중 상당액은 사우디아라비아 내 지지자들로부터 나오고 있지만 사우디 정부가 이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자금은 주로 시리아를 통해 전달되지만 그 규모는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지난해 이라크전쟁 시작 전 시리아 은행에 예치해 둔 약 10억 달러 중에서도 절반 정도만 이라크 임시정부와 미국이 회수했을 뿐이며, 남은 돈은 저항세력에 흘러갔거나 유입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 중앙정보국(CIA) 전직 요원인 빈스 캐니스트라는 "풍부한 자금력은 저항세력이 아랍권에서 지지를 얻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이슬람아메리카구호기관(IARA)이 1990년대 말부터 수 년간 미 국무부에서 지원 받은 돈을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에게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스위크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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