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브랜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가 기업 생존의 필수적인 무형자산이 된 데다 철저한 관리로 브랜드 가치를상승시키는 것이 기업 성패의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총수 1인 경영체제’에서 탈피하거나 분가 등이 이뤄지면서 효율적인 계열사 관리 차원에서도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제주 CEO세미나를 통해 브랜드 및 기업문화를 공유하는 경영체제를 출범시킨 SK그룹은 브랜드 관리를 위한 전담 부서를 두기로 하고 그동안 기업 이미지 광고에 주력해온 ‘브랜드이미지 관리팀’을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그동안 ‘SK’ 브랜드에 대한 권리는 지주회사격인 SK㈜와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SK케미칼, SKC, SK네트웍스 등 5개사가 공동 소유하고 있었다. SK그룹은 소유권 문제가 정리되면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올들어 구·허씨 일가가 분리한 LG그룹도 재계에서는 처음으로 2005년부터 ‘LG’브랜드를 사용하는 계열사 등으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기로하고 이를 ㈜LG 정관에 명시했다. 사용료는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매출액의 0.1~0.2% 수준이다. 브랜드를 사용중인 26개사 가운데 현재 LG화학, LG전자, LG생활건강 등이 브랜드료를 납부하기로 결정했으며 GS홀딩스로 분리된 LG칼텍스정유 등은 사명 변경을 추진중이다.
삼성그룹은 1996년 "기업 무형자산의 핵심으로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는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전략을 구상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따라 철저한 브랜드 관리를 하고 있다. LG, SK와 달리 삼성은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지는 않지만 연구개발, 디자인, 기술력 향상을 통한 브랜드 관리는 물론 올림픽 마케팅 등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올림픽 공식 파트너(TOP, The Olympic Partner)로 참여해 올림픽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강화 전략을 전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나가노 올림픽 당시 32억 달러에 불과했던 브랜드 가치는 시드니, 솔트레이크 올림픽을 거치며 3배 이상 증가, 지난해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올해 125억 달러로 세계 21위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삼성은 고급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크게 올렸다"며 "2010년에는 브랜드 가치를 700억 달러로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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