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희망자 2만 4,000명, 작년의 2배 급증*연수과정·업체연결 허술 취업성공은 2~4% 불과
지난해 서울의 유명 대학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딴 이모(25)씨는 정보통신분야의 해외 취업을 노리고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김씨는 "국내 IT업종이 워낙 불황이기 때문에 취업이 어려워 해외로 눈을 돌렸다"며 "일본 IT업계에서 전문인력 구인이 많다고 해 일본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불황이 지속되면서 해외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박희태(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해외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가 2만4,000여명에 달해 올해 1년간 구직자는 지난해 1만4,481명의 2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해외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 수는 2000년 6,700명, 2001년 5,520명, 2002년 7,299명이었다. 특히 IT업종 붐이 일고 있는 일본은 정보통신 전문인력을, 미국쪽은 간호사 인력 수입을 확대하고 있어 이 분야의 해외 취업 구직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외 취업 희망자가 꾸준히 늘고 있음에도 취업률은 구직인원 대비 2~4%에 그치는 등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8월까지 해외 취업에 성공한 구직자는 402명으로 2003년 193명, 2002년 295명 등에 비해서는 늘었으나 아직도 미미한 수준이다.
더욱이 상당수 인력들은 해외 취업을 하고도 고급기술에 상응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보통신업체인 K사에 입사한 김모(30)씨는 "설사 고급기술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일본어 능력이 되지 않으면 단순기술 이상의 업무를 맡기 어렵다"며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높은 임금도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5년간 해외취업을 전제로 개설된 해외취업 연수과정의 수료자도 50% 미만의 취업률을 보여 연수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현재 해외취업 알선 시스템이 구인업체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지 못하고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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