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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어디 이런 소설 한번 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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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어디 이런 소설 한번 써봐?

입력
2004.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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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는 어느 문학청년이 내게 한국소설가협회의 윤리규정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없다고 하자, 거기에 재미있는 규정 몇개가 있다고 한다.어떤 건데? 하고 묻자, 그는 자세한 것은 집에 가서 문서로 메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앞으로 소설가가 되었을 때, 어떤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미리 살펴보았다는 것이다. 다음날 메일이 왔다.

‘문단 선배와 한글과 한자 공히 같은 이름을 쓰면 안 된다. 나중에 등단한 사람은 아호, 예명, 필명 등으로 바꿔 써야 한다.’ 독자들에게 같은 이름으로 작품이 헷갈리게 하면 안 되니까 이건 시인들도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일 것이다. 그러면 시인들도 해당이 안 되는, 소설가들만의 특별한 조항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작품 속의 사건전개나 등장인물 이름 등으로 특정 회원을 겨냥하여 명예를 훼손했을 때 협회의 이름으로 제재를 가한다’고 했다.

오라, 그런 방법이 있었군. 저절로 웃음이 나오며 내 머리 속에 이런 발칙한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어디 문단의 원로 선생님들의 이름을 죄다 넣어서 ‘악당열전’을 한번 써봐?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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