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의 재격돌. 삼성 김응용(63)감독과 현대 김재박(50) 감독이 한국시리즈(21~29일)에서 1996년에 이어 다시 격돌한다.환갑을 넘은 ‘코끼리’ 김응용 감독은 통산 10번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백전노장. ‘여우’ 김재박 감독은 40대 중반에 지도자로 부임, 한국시리즈에서 3번 우승하고 포스트 김응용 시대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96년 대결에서 해태 김응용 감독은 프로감독 데뷔 첫해에 신생팀을 이끌고 나온 현대 김재박 감독에게 4승2패로 승리했다.
프로야구 사상 삼성과 현대가 한국시리즈에서 조우하기는 처음이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10승7패2무로 앞서 있는 현대는 주전들이 큰 경기 경험이 많은데다 팀워크가 좋다. 김재박 감독의 지략이 노련한 선수들에게 잘 통하는 이유다.
또 8개 구단 중 실책(78개)이 가장 적어 그물망 수비를 자랑한다. 도루(100개)도 올 시즌 2위이고, 득점권 타율도 삼성보다 앞선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삼성 배터리를 흔들고 점수를 쥐어짜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의 우세가 점쳐진다.
하지만 삼성도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삼성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입증된 마운드의 높이가 강점. 일단 한국시리즈 마무리로는 임창용, 1차전 선발은 에이스 배영수로 예정돼 있다.
배영수와 용병 투수 케빈 호지스는 정규시즌에서 현대에 2승씩을 거두고 있다. 막강 불펜진도 현대전에서는 강했다. 권오준은 9경기에서 1승 1홀드, 권혁은 5경기에서 승패는 없지만 방어율 0.96의 특급활약을 해주었다.
한번 잡은 분위기로 끝까지 가는 단기전의 특성상 선승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이 통합 우승을 차지한 85년을 제외한 21차례의 한국시리즈 가운데 1차전을 잡은 팀이 우승한 횟수는 모두 17차례(81%)나 된다. 이에 따라 양팀은 올 시즌 다승왕 배영수(23·삼성)와 특급 용병투수 마이크 피어리(36·현대)를 내세워 21일 수원에서의 1차전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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