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자료 준비, 물 흐르는 듯한 논리 전개에 깐깐한 질의까지. 국정감사 처음 하는 사람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합니다."국회 재경위 소속 여야의원 상당수는 이번 국감에서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을 베스트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헌재 경제 부총리도 "심 의원의 분석력이 탁월하다"고 치켜 세웠다.
심 의원의 날카로운 칼 끝은 감사 첫날 국세청에서부터 빛났다. 심 의원은 "국세청이 삼성생명의 주식 평가에 이중잣대를 들이대 삼성그룹의 1조5,000억원 대 탈세를 눈감아줬다"며 "탈세액 전액을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해 국세청장 등 관계자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12일 재경부 국감에서 심 의원은 이 부총리와 맞섰다. 심 의원은 "파생상품 시장을 통한 정부의 외환개입으로 1조8,000억원이라는 엄청난 손실이 났다"며 정부의 개입이유를 따졌다. 이 부총리는 "한국은행과 재경부가 제출한 자료의 수치가 다르다"며 몰아붙이는 심 의원의 파상공세에 결국 "정상적 외환거래로는 환 투기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며 개입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심 의원은 또 정부가 국민연금을 부당하게 쓰고서 이차 손실금도 보전하지 않아 지난해까지 모두 2조원의 손해를 입힌 사실을 밝혀냈다.
심 의원은 "다른 의원들은 경제 문제를 생산자, 재벌 중심으로 보지만 민노당은 소비자, 서민 등 약자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내가 두드러진 이유"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신용카드사태나 신용불량자 문제 등 서민 경제의 암흑기는 정부 정책의 오류에서 비롯됐다"며 "국감 후 카드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해 정부의 잘못을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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