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할인점의 수수료분쟁이 표면화한지 3개월 만에 이마트가 직불카드에 이어 체크카드 유치의사를 밝히며 ‘신용카드와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마트와 신용카드사의 인상 협상은 급진전해 수수료를 소폭 인상하는 쪽으로 타결될 전망이다. 7월22일 비씨카드가 이마트에 수수료 인상을 통고함으로써 불거진 수수료 분쟁에서 1,3위 할인점이 상이한 해법을 보여주고 있다.■이마트 "결별"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17일 "이마트 전 점포에서 체크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은행들과 가맹점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으로 신용카드 결제분의 50%가 직불·체크카드로 대체되면 신용카드를 일절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신용카드와 결별 수순을 밝혔다. 그는 "다른 할인점들이 모두 카드 수수료를 인상하면 이마트도 당장은 따라가겠지만 11월부터 점포별로 가맹점 계약이 끝날 때 연장하지 않고 직불·체크카드로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크카드란 계좌 잔액 내에서만 결제할 수 있는 직불카드로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쓸 수 있고 입장료 할인 수수료 면제 등 일부 서비스를 부가해 소비자 사용편의를 높인 카드다. 구 사장은 "체크카드는 신용카드 같은 대손비용이 없어 수수료를 1.0%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직불카드를 받기로 한 결정의 후속 조치로 금융결제원을 거치지 않는 직접 결제 시스템을 구축, 카드승인 시간을 단축하고 수수료를 더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수수료 차액을 소비자에게 돌려줌으로써 직불·체크카드의 사용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구 사장은 "시중에 5,900만장의 직불카드가 발행돼 있다"며 "이마트가 적극 나설 경우 다른 할인점이나 주유소 등도 따라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롯데마트 "협상"
롯데마트는 LG카드와 수수료율 조정에 관한 공문을 2차례 주고 받고 1.7∼1.9% 선에서 막판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카드 관계자는 "처리비용을 절감해 수수료율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안을 활발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드승인 대행업체(VAN)를 통하지 않는 방법으로 수수료 원가를 낮춰 인상폭을 조절하는 절충안이 이번 주 중 타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롯데마트의 수수료 인상은 다른 할인점 수수료협상에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로부터 2.2~2.3%의 인상통고를 받은 까르푸 관계자는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이마트처럼 강경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며 "다른 할인점의 인상협상을 지켜본 뒤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 역시 관망하는 입장이다.할인점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지금까지 ‘인상안 수용 불가’를 밝히고 있으나 곧 카드사의 인상안이 통고될 것으로 알려져 어떤 대응안이 나올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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