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자 7면 ‘영 왕실 근위병 시청앞 연주’ 기사를 보았다.전날 오후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그 연주회에 갔었다. 시청 정문 앞에는 40여 명의 영국 왕실 근위병 스코틀랜드 군악대와 50여 명의 우리 해군 군악대가 도열해 있었다. 그런데 양국 군악대는 대조적이었다. 근위 군악대는 장대한 체구에 진홍색 상의, 머리 위로 솟구친 곰털모자, 금빛 수술 등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했는데 우리 군악대는 왜소하고 차림새는 군복이었다.
먼저 영국 대사와 서울시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영국 대사는 영어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원고도 없이 한국어로만 하는데 막힘이 없어 놀라웠다. 우리 외교관 중에 주재국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것이며 그 나라 속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연주가 시작되자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이 영국 악대를 에워싸고 함께 움직이는 바람에 자리바꾸기와 회전 등 묘기를 연출하는데 애를 먹는가 하면 카메라맨 수십 명이 악대 속으로 파고들어 더욱 난처해졌다. 한마디로 난장판이었다. 서울시가 사전에 현장 통제 인력을 충분히 배치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다음에는 좀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wsn7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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