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의 토론에도 불구하고 미 대선 후보간 우열이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음에 따라 대세를 가를 막판 변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팽팽한 지지율=14일 워싱턴포스트의 일일 여론조사결과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민주당의 존 케리 상원의원은 각각 48%의 지지를 받아 동률을 이뤘다.
로이터와 조그비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케리 후보에 46% 대 45%로 1%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남은 18일 동안 작은 변수만 생겨도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박빙의 구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10월의 충격=11월 초 선거일 직전 깜짝 놀랄 만한 변수가 생겨 대선의 승패를 결정짓는다는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는 미 선거 때마다 거론돼왔다. 특히 선거 상황이 접전을 이어갈 때는 상당한 개연성을 갖는 가설들이 등장하곤 했다.
미국의 언론들은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를 올해 대선에서 있을 수 있는 가장 큰 충격으로 꼽고 있다. 케리 후보는 빈 라덴 검거 대신 이라크 전쟁을택한 것이 부시 대통령의 큰 실책이라고 공격해왔기 때문에 그의 체포나 사살은 부시 표를 결집하는 쪽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미 빈 라덴을 독 안에 몰아 두었다 선거 국면이 불리해지니까 실행했다는 ‘기획 체포설’논란이 야기될 수도 있어 부시에게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신규 유권자 등록 폭증=미국의 언론들은 보다 현실적인 변수로 올해 투표하겠다고 나서는 신규 유권자들이 급증하는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 이 현상은 특히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접전지에서 두드러진다.
신규 등록자 중 2대 1의 꼴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아 이들이 투표장으로 향할 경우 4년 전의 선거인단 판도와는 상이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특히 흑인들과 라틴계에서 신규 등록이 많아 이들이 얼마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4년 전 부시가 14%포인트 차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이겼던 콜로라도주가 현재 박빙의 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장 큰 요인은 라틴계 인구 유입의 증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투표율 미국의 대선 투표율은 대개 49~55%선을 맴돌지만 올해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미정표가 6~7%에 불과한 상황이어서 향후 두 후보의 전략은 부동층 공략보다는 자기편 지지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더 치중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선거에서 투표율이 높을 경우 민주당 쪽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권자의 지지 성향이 극명하게 갈리는 이번 선거의 경우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네이더 변수=제3후보인 랠프 네이더는 대개 각 주에서 1%~3%의 고정 지지를 얻고 있다. 네이더가 후보를 사퇴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고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그의 가세를 인정한 것이어서 그의 표는 이미 상수로 굳어지고 있다. 특히 초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접전주에서는 네이더의 지지표1~3%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 케리후보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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