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화가 났다.체니 부통령은 14일 존 케리 미국 민주당 후보가 3차 TV 토론에서 동성애문제를 다루면서 체니 부통령의 딸 메리를 의도적으로 거론했기 때문이다. 체니 부통령은 “케리 후보가 완전히 선을 벗어 났으며 당선을 위해서 어떤 말도 마다 하지 않는 사람임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체니의 부인인 린 체니는 기자회견을 자처할 정도로 분노했다. 그는 “케리의 발언은 천박한 정치술수이며, 결론은 케리가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하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문제된 케리의 발언은 ‘동성애가 선택의 문제냐’는 토론회 사회자의 질문에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자식으로 만일 동성애자인 체니의 딸에게 물어본다면 그녀는 (동성애를) 선택한 게 아니라 그렇게 태어났다고 말할 것”이라는 내용.
언론들도 케리의 이번 발언에 대해 부정적이다. 일부 언론들은 비판에 가세하거나 케리가 표를 잃을 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CNN 방송은 이 문제를 놓고 케리 비판자와 지지자를 함께 출연시켜 하루종일 공방을 증폭시켰다.
뉴욕타임스는 TV 토론을 평가하는 부동층 유권자 패널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케리 후보가 토론에서 전반적으로 우세를 보인 것과는 상관없이 체니딸 발언 하나로 (패널 참석자 중) 최소한 3표를 잃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리측은 이에 대해 "공화당측이 토론의 본질과는 무관한 대한 과잉 반응으로 분노를 조작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미국 최대의 동성애자 정치 활동 조직인 '인권 캠페인'도 "케리는 체니처럼 동성애자를 친구나 가족으로 두고 있는 수백만 미국인 가정에 대해 할 말을 한 것"이라며 케리를 옹호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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