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의 비유로 유명한 민주노동당 노회찬(48) 의원이 14일 서울고법 국정감사에서 불법대선자금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법원의 ‘솜방망이’ 판결을 신랄하게 꼬집어 이목을 끌었다.노 의원은 “기상천외한 차떼기 수법으로 불법자금을 강탈하다시피 한 피고인들에게 ‘3선 국회의원에 고령에 죄를 뉘우치고 있다’거나, ‘오랫동안 법조인으로 활동해왔다’는 이유로 형을 감해줬다”며 “법원장도 수십년간 판사생활을 했는데 죄를 지으면 가볍게 처벌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고 물어 김동건 서울고법원장을 당혹스럽게 했다.
노 의원은 또 “불법자금을 건넨 기업인 17명 중 16명이 ‘사회공헌’을 이유로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는데 적자 낸 기업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수십년간 재직한 것을 감경사유로 보느냐”고 따졌다.
그는 이어 “농민이 수십년간 땀흘려 농사를 지었다거나, 노동자가 생산현장에서 열심히 일해 산업화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관대한 처분을 받은 예는 보지 못했다”면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하는데 만 명만 평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결국 김 원장은 “평등해야 하는데 평등하지 않다면 부인하지는 않겠다”며 “새로운 양형관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으로 받아 들이겠다”고 답했다.
노 의원은 질의 중 김 원장을 “재판장님”이라고 불렀다가 “제가 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기억이 나서 실수했다”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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