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성월(聖月)인 라마단 단식월을 앞두고 중동이 떨고 있다. 무슬림의 축제인 라마단이 폭력으로 얼룩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교전상태의 이라크는 올해 라마단 기간에도 대규모 테러공격이 발생하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이라크의 수니 무슬림은 15일부터 라마단 단식에 들어가며, 시아파는 14일일몰 후 초승달이 관측되지 않으면 16일부터 라마단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미군과 이라크 정부군은 저항세력의 ‘라마단 대공세’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13일 바그다드 북서부의 수니파 거점에 대해 대대적 공격을 가했다.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는 이날 “팔루자 주민들이 저항단체‘유일신과 성전’ 조직의 리더인 자르카위를 인계하지 않으면 팔루자에 대한 대규모 군사공격을 단행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점령 미군이 이슬람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라마단을 강압적으로 중지시킬 수 없는 만큼 라마단과 테러와의 함수관계를 빗겨갈 수 없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실제로 무슬림은 라마단 기간에 “천국의 문은 활짝 열려 있고, 지옥의 문은 닫힌다”고 믿으며 과격행동도 순교라는 이름으로 종교적 면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미군당국은 라마단 기간에는 저항세력의 공격이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로 야간 통행금지를 해제했으나, 라마단 첫날 아침 종전 후 최악인 280여명이 사상하는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라마단 테러경보’를 발동했으나 테러를 막지 못했다. 미군 당국은 특히 올해에는 미국 영국 및 한국대사관과 이라크 임시정부 건물이 밀집해 있는 바그다드의 ‘그린 존’이 타깃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라마단이란
라마단은 1,400년 전 예언자 마호메트가 코란을 계시받은 음력 9월을 뜻한다.
무슬림들은 한달간 해가 떠서 질 때까지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지 않는 등 금욕적인 생활을 실천하는 한편, 숭배와 명상으로 마음을 정화하고 가족 및 사회와 유대를 다진다.
라마단은 종교지도자가 초승달이 뜰 때 이를 육안으로 관측하고 발표함으로써 시작되지만,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정권은 정치적 판단에 따라 개시일을 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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