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1980년대 중반까지 비밀리에 핵무기의 핵심 원료인 플루토늄을 분리하는 실험을 실시했다고 오스트리아 빈의 외교소식통들이 13일 밝혔다.AP통신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이 대만 핵 관련 시설에서 환경 테스트를 통해 채취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 20년 전 플루토늄 분리 실험이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IAEA의 조사와 테스트는 대만 정부의 동의 하에 대만의 평화적인 핵개발 계획에 대한 임시적인 특별사찰의 일환으로 진행됐다.이에 대해 빈의 IAEA는 공식적인 논평을 아직 내놓고 있지 않다.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AP 보도 직후 "아직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여서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대만은 1964년 10월 중국이 첫 핵무기 실험에 성공한 직후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가 70년 대에 이 프로그램을 중지시킨 뒤, 80년대 잠시 부활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러한 추측이 사실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빈의 다른 소식통은 "현재까지의 분석 결과에서 20년 전의 플루토늄 분리 실험 이상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새로운 사실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에서 20년 전 플루토늄 분리 실험이 실시된 사실이 최근 드러난 데 이어 비슷한 시기에 대만에서 유사 실험이 행해졌다는 유사성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만의 국방 전문가 앤드루 양은 "핵 프로그램은 대만 최대 국방연구 센터인 천샨 연구소에서 행해졌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만의 플루토늄 분리 실험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IAEA는 의심스런 시설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과 인접국들은 예민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78년 원자력발전소를 첫 가동한 대만은 현재 6기의 핵 발전소를 운영 중이며, 원전 4기의 추가 건설을 추진중이다.
대만의 핵 프로그램은 65년 장제스 전 총통의 지시에 의해 시작돼 아들 장징궈 총통 집권 당시 본격 추진됐고,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는 70년대 중반 경 대만이 핵 무기를 가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플루토늄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봉 등에서 추출되는 원자번호 239인 물질을 지칭하는 것으로 우라늄 235와 함께 핵 폭탄의 핵심 물질로 쓰여지고 있다.
/이영섭 기자 yi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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