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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 수도이전 재공방

입력
2004.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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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건설교통위의 경기도 국감에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손학규 경기지사에 대해 막말 공세를 퍼부어 두 차례나 정회하는 등 파행 일보 직전까지 가는 사태를 빚었다.여당 의원들의 이날 발언들은 “손 지사의 준법정신은 히틀러보다 못하다”,“한나라당 의원들은 손가락을 잘라야 한다” 는 등 위험수위를 넘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손 지사가 이명박 서울시장에 버금가는 강도로 여당과 격돌, 한나라당 대선주자로서의 자격요건을 유지했다는 평도 나왔다.

여당측은 손 지사의“수도이전은 국가 정책이 아닌 정부 정책이므로 반대할 수 있다”(6일 행자위 국감) 발언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았다. 김동철 의원은 “히틀러도 수권법을 만들어 독재를 했고, 박정희나 전두환 같은 독재자도 긴급조치를 발동해 법에 따른 독재를 하는 등 세계사의 어떤 독재자도 (의회를) 통과해 시행 중인 법을 무시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손지사가 통과된 법을 반대하는 건 망발”이라고 공격했다.

손 지사는 즉각 “지사로서 법을 무시할 권한은 없지만, 주민 복리를 추구할 권리는 있다”고 맞받았다.

이어 우리당 장경수 의원이 “수도이전이 국가 정책이 아니라고 한 건 국회와 대의정치에 대한 도전이므로 취소하라”고 목청을 높였고, 노영민 의원은“국민여론 운운하는데, 여론이 흉악범을 재판도 하지 말고 당장 능지처참 하라고 하면 그런 여론도 따라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노 의원은 손지사가 “답변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하자 “그런 답도 못하냐”고 몰아세웠다.

이 때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 “지사를 히틀러와비교하고 답변도 못하는 저능아로 몰아 세우는 분위기에서 국감이 잘 되겠느냐”며 정회를 요청해 김한길 건교위원장이 낮 12시께 첫번째 정회를 선언했다.

오후 2시 속개된 뒤에도 우리당 김기석 의원은 “한나라당이 수도이전을 반대하려면 지난해 법 통과에 찬성했던 의원들이 손가락이라도 잘라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손 지사는 “그런 말씀은 못 받아들이겠다”고 불쾌함을 표시했고, 이윤성 의원도 “천방지축 하지 말라”고 호통을 치는 등 소동이 벌어져 김한길 위원장이 오후 4시께 두번째 정회를 선언했다.

/수원=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수원=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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