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사자의 갈기를 움켜잡으며 먼저 활짝 웃었다.두산은 13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타선의 응집력과 선발 개리 레스의 호투를 앞세워 4-3으로 승리, 포스트시즌 3연승을 내달리며 Again2001년'을 선언했다. 2001년 한화와 현대를 잇따라 제압하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두산은 삼성과 맞붙어 첫 경기를 내주고도 4승2패로 역전승하는 툭심을 발휘했다. 이날승리로 두산은 정규리그 1위인 현대와의 '왕중왕전'진출에 한발짝 다가섰다.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열린 20차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16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공동 다승왕레스는 이날 8회1사까지 삼성 타선을 6안타 3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1차전에서도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김응용 삼성 감독도 "레스를 공략하지 못한것이 패인이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라운드에서는 톱타자 전상열의 활약이 빛났다. 4회 초에 톱타자로 나온 전상열은 2루수 앞 내야안타로 팀의 첫 안타를 뽑아내면서 3회까지 퍼펙트로 막던 김진웅의 페이스를 흔들어놓았다. 결국 장원진의 희생번트로 2루로 진출한 전상열은 김진웅의 폭투를 틈타 홈까지 파고들면서 선취점을 뽑아냈다. 6회 공격도 전상열로부터 시작됐다. 김진웅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권 혁으로부터 좌전안타를 기록한 전상열은 장원진의 연속 안타와 김동주의 볼넷에 이어 홍성흔의 몸에 맞는 볼 때 홈을 밟으면서 2득점째를 올렸다. 계속해서 두산은 알칸트라의 우전 적시타와 안경현의 3루수 앞 땅볼을 엮어 추가 2득점,4-0으로 달아났다.
삼성도 그대로 주저앉지는 않았다. 8회말 1사 1,3루에서 '히팅맨'김한수가 레스의 2구째 126km짜리 체인지업을 그대로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3점 홈련을 터트리며 3-4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두산에는 구원부문 3위의 구자운이 버티고 있었다. 구자운은 9회말 마무리로 등판, 안타 1개만 내준 채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삼성의 막판 추격의지를 잠재웠다.
배영수 대신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은 김진웅은 이날 5이닝 동안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 제역할을 다했지만 타선 불발과 부실한 불펜진탓에 포스트시즌 8연패의 악연을 이어갔다. 홍성흔은 이날 밀어내기 1타점을 보태 포스트시즌 연속경기타점 신기록(6경기)을 세웠다.
14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속개되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삼성은 배영수, 두산은 전병두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대구=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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