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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대선 불복 사태 진정국면 / 개표 재개…카르자이 당선 확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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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대선 불복 사태 진정국면 / 개표 재개…카르자이 당선 확실시

입력
200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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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아프가니스탄 대선에서 후보들의 선거결과 불복 선언으로 혼란이 우려됐으나 유력 후보들의 불복 철회로 대선 정국이 진정국면에 들어섰다.이에 따라 차질을 빚었던 개표가 본격 재개돼 10여일 후면 당선자가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로는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가장 높고 최대 인종인 파슈툰족을 대표하는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이 과반수 이상의 지지로 결선투표 없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전망이다.

카르자이 대통령의 라이벌인 교육장관 출신의 유누스 카누니 후보는 11일아프간 정부와 유엔이 선거의 공정성을 조사하기 위한 독립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일한 여성후보인 마수다 잘랄과 하자르족을 대표하는 모하메드 모하쿼크도 당초의 선거결과 불복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났다.

이들 후보들이 불복 선언을 했다가 조사위 구성을 전제로 선거결과를 따르겠다고 표명한 데는 선거를 감시한 국제기구의 영향이 컸다. 230명의 외국인 옵서버를 투입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카르자이 현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15명의 후보가 제기한 선거무효 주장은 “정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아프간 자유공명선거재단(FEFA)도 “선거가 상당히 민주적이었다”고 언급해 선거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15명의 후보 중 10여명이 아직 불복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고 일부는 군벌과 손잡고 반 카르자이 전선을 만들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어 정국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아프간 서부헤라트 지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군벌 지도자 이스마일 칸전 장군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우려했던 탈레반 잔당들의 테러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이들이 투표소를 공격하는 대신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투표함 탈취나개표소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카르자이 누구?

아프가니스탄 첫 직선 대통령으로 확실시되는 하미드 카르자이(46) 대통령은 최대 종족인 남부 칸다하르주의 파슈툰족 출신으로 지명도가 높은 인물. 1980년대 구 소련군의 침공에 맞서 무장투쟁을 했으며 탈레반 정권 이전인 92년 외무차관을 지내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탈레반 정권 초기에는 유엔 주재 대사직을 제의받을 정도로 탈레반과 관계가 좋았다. 그러나 이후탈레반과 알 카에다의 유착에 환멸을 느껴 96년 파키스탄의 페샤와르로 망명한 뒤 반 탈레반 운동을 주도했다. 부친도 탈레반에 암살됐다.

그가 권력 전면에 나선 것은 2001년 12월 독일 본에서 열린 아프간 정파회의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아 탈레반 정권 후 임시정부 수반에 선출되면서부터. 이후 아프간 전통복장으로 국제무대를 누비며 수십억 달러의 재건원조를 약속받는 등 외교적 역량을 발휘했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군벌들의 이해관계를 막후에서 조정하는데도 탁월한 수완을 발휘해 ‘타협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군벌출신이 아닌 데서 오는 취약한 군사적 배경, 친미주의자로 각인된 이미지 등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임시정부 수반 시절부터 끊임없이 계속되는 그에 대한 암살시도는 이를 반증한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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