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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속 세상] 1962발행 100환권 20여일만에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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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속 세상] 1962발행 100환권 20여일만에 퇴장

입력
200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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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4.19 혁명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하면서 우리나라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데 화폐도 예외는 아니었다.당시 유통됐던 7가지 은행권 중 이 대통령 초상이 그려져 있던 3개 고액권은 도안변경이 결정됐다. 최고액권이었던 1,000환권은 1960년8월, 500환권은 1961년에 도안초상을 세종대왕으로 교체했다. 100환권은 5.16 군사정변으로 교체일정이 다소 지연되다가 1962년5월에야 도안이 바뀌었다.

그런데 이 100환권에는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우선 1950년 한국은행 창립이후 발행된 은행권 중 유일하게 비(非) 유명인사가 도안모델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추진되면서 부족한 산업자본을 국민저축으로 조달하여야 한다는 계몽적 목적에 따라, 저금통장을 들고 있는 모자(母子)를 도안소재로 등장시켰던 것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어머니와 아들이 책 크기 정도의 저금통장을 흡족하게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이 100환권 도안을 두고 시중에선 실제 모델이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과 아들이며, 대통령에 대한 과잉충성으로 이런 은행권을 만들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하였다.

그러나 도안 주인공은 당시 조폐공사에서 근무하였던 권모씨와 그의 아들인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하지만 이 100환권은 긴급통화조치가 발표되면서 발행 20여일만에 퇴장돼 한은 창립 이후 최단명 화폐로 기록되고 있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이 100환권은 현재 화폐수집가들 사이에서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한편 최장수 은행권은 퇴계 이황을 도안 소재로 1975년 첫 발행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1,000원권이다. 1983년 은행권과 주화도안의 정비 때 타 화폐처럼 도안이 일부 수정된 이래 21년째 변함없는 모습으로 최장수 은행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태형<한국은행 발권국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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