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죽었다.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역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리브가 10일 뉴욕 자택에서 오랜 투병 생활 끝에 세상을 떠났다. 아까운 나이 52세였다.
리브는 9년 전(1995년) 말을 타다 떨어져 목 부상을 입은 후 하반신 마비상태로 지내왔는데 9일부터 심장 이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 주에 욕창이 생겨 치료를 받았는데 증세가 호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장마비가 온 것으로 알려졌다.
리브는 처음 부상했을 때는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재활 의지를 불태우면서 처음에는 고개를 움직이고 다음에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장애를 극복해나갔다. 결국에는 휠체어를 타고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다른 장애환자를 돕는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휠체어에 의지한 채 매년 뉴욕에서 열리는 장애인 돕기 기금 모금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는가 하면 리브 재단을 세워 척추 연구를 지원하고 치명적인 부상 환자들에 대한 의료보호 확대를 의회와 사회에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스크린을 떠난 뒤에도 불굴의 의지와 적극적인 사회활동으로 늘 세인의 관심을 끌었으며 “슈퍼맨의 신화는 끝나지 않았다”는 찬사를 받았다.
마비 이후인 98년에는 히치코크 감독의 명작 ‘이창’의 리메이크 작품에 출연하는가 하면 영화감독으로 변신해 메가폰을 잡기도 했다. 또 여러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캐릭터의 목소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 때문에 그를아끼는 이들은 리브가 언젠가 휠체어를 박차고 일어설 것이라고 믿었다.
리브는 지난 6월 복제과학 국제회의에서 영상메시지를 통해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권위자인 황우석 서울대 교수에게 “연구를 진전시켜 전세계수 백만 명 마비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달라”고 부탁해 눈길을 끌었다.
.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