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아들이 도벽이 있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때려 숨지게 한 양어머니가 경찰에 구속됐다.여모(44ㆍ여)씨가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보호를 받고 있던 이모(7)군을 입양한 것은 지난 3월. 여씨 자신도 남편의 사업실패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5만원 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는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자폐 증상으로 2차례나 입양에 실패했던 이군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딸(17)의 성화에 못 이겨 입양을 결심했다.
하지만 밖에만 나가면 편의점 등에서 물건을 훔쳐오고, 집에서도 자신의 머리를 벽에 부딪히는 등 자해를 일삼는 이군을 기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군의 버릇을 고쳐보겠다고 마음 먹은 여씨는 지난 4월부터 이군이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체벌을 가했다.
손과 발을 묶은 뒤 욕실에 3~4시간씩 가둬두는 등 체벌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다. 하지만 아이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지난 8일에도 여씨는 이군이 전날 자신의 지갑에서 10만원을 꺼내갔다는 사실을 알고 욕조에 머리를 넣었다 뺐다 하는 가혹한 고문을 가했다. 그러나 아이가 숨을 갑자기 쉬지 않고 토하자 소스라치게 놀랐다.
수분간 인공호흡도 해보았지만 아들은 살아나지 않았다. 결국 이군은 싸늘한 시체가 되어 여씨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갔다.
여씨는 경찰조사에서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아이의 버릇을 어떻게 해서든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11일 여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하고 남편 이모(44)씨를 폭행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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