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건희(사진) 회장이 최근 부쩍 바빠졌다. 8월 아테네 올림픽 마케팅을 위해 직접 나선 데 이어 지난달 말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에 동행했던 이 회장은 어느 때보다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이고 있다.이 회장은 11일 방한중인 HP의 최고경영자(CEO) 칼리 피오리나 회장과 만나 정보기술(IT) 분야의 국제적 동향 및 양 사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지금은 소비 위축으로 다소 침체돼 있지만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고 반도체 등 수출 주력품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IT 분야는 기술 속도가 빠른데다 고객의 요구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어 관련 기업 간에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했다. 이 회장과 피오리나 회장의 만남은 1999년, 2001년, 2002년에 이어 네 번째. 양 사는 1984년부터 20년 동안 세계 IT업계 선두업체로서 돈독한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 회장은 12일에는 삼성 사회봉사단 창단 10주년을 맞아 열린 바자회에 사장단과 함께 직접 물품을 기증할 예정이며 13일에는 서울 한남동 삼성타운 내에 건립된 삼성미술관 ‘리움’ 개관식에 참석한다. 정ㆍ관계 및 재계, 문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이날 행사에서 이 회장은 부인 홍라희여사와 함께 손님들을 직접 맞을 예정이다.
이 회장은 또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10월 월례회장단회의에 참석한다. 이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지난해 9월16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회의 이후 1년여 만이다. 이 회장은 특히 이날 저녁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한남동 승지원에서 호스트로서 만찬을 주재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이처럼 활발한 행보를 보이자 재계에서는 국내 대표기업 총수가 재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삼성측은 “경제가어려운 시점에 국내 대표기업 리더로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천호 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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