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트라이커' 박주영(19ㆍ고려대)이 한국축구의 희망을 쏘았다.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청소년(19세 이하)축구대표팀은 9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2004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혼자 두 골을 터트린 박주영의 원맨쇼에 힘입어 중국을 2-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통산 11번째 우승을 차지했으며 박주영은 모두 6골로 득점왕 및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중국과의 역대 전적서 7승1무3패로 우위를 지킨 한국은 올해 중국에 3연패(連敗)한 수모도 털어냈다.
결승전은 '킬러' 박주영의 스타 탄생을 예고한 무대였다. 일방적인 공세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중국의 골문을 열지 못하던 한국은 현란한 테크닉을 유감없이 과시한 '킬러' 박주영의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박주영은 전반 37분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든 백승민이 볼을 내주자 이를 낚아채 수비수 4명을 제치고 오른발 슛, 골네트를 갈랐다.
박주영은 6분 뒤 김승용이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수비진을 일거에 허무는 절묘한 패스를 찔러주자 수비수를 등지며 방향만 살짝 돌려 놓은 터치슛으로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박주영은 후반 4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찬스를 맞았으나 슛이 골대를 살짝 비껴가 아쉽게 해트트릭을 놓쳤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축구의 희망으로 떠오른 박주영은 청구고 시절 고교대회 33경기에 출장해 47골(경기당 1.42골)을 뽑아내며 4개 대회에서 득점왕에 올랐을 만큼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무게중심이 잡힌 자연스런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들이 쉽게 태클하지 못하는 데다 슈팅의 정확성이 뛰어나 골 결정력이 높다. 특히 박주영은 D조 예선 예멘전과 태국전에서 고비마다 그림 같은 프리킥을 성공시키는 등 슈팅력까지 겸비했다.
박주영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공간을 침투했던 게 주효했다"며 "내년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파워를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3ㆍ4위전에서는 일본이 시리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3위를 차지했다.
여동은 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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