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를 통해 신원을 노출시키지 않은 채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자본이 급증하는 등 지배구조가 취약한 국내 우량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인수ㆍ합병(M&A) 가능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10일 재정경제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올 2ㆍ4분기 현재 케이먼군도, 버진아일랜드, 버뮤다, 라부안(말레이시아) 등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외국 자본의 국내기업 소유 지분이 8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1년 2분기 조세피난처 자본의 소유지분(3조5,000억원)에 비해 2.5배나 늘어난 것이다.
조세피난처란 미국, 유럽 등의 투기적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자본거래에 대해 극히 낮은 세금을 물리고 금융거래 비밀을 철저히 보호하는 개발도상국가와 해당 국가 일부 지역을 뜻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 경영권분쟁을 일으킨 소버린도 영국계 자본이지만 서류상으로는 조세피난처인 모나코에 본부를 두고 있다”며 “조세피난처 자본의 국내 증시투자 급증은지배구조가 취약한 국내 우량기업을 노리는 외국 투기자본이 그만큼 늘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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