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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글과 세종대왕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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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글과 세종대왕을 생각한다

입력
2004.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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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말이 중국과 다른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말이 한자와 통하지 않아 불편한 백성의 고충을 헤아린 세종대왕은 얼마나 자상한 성군이었던가. 세종은 즉위 4년부터 활자체 개량을 지휘하여 25년에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훈민정음을 반포했다. 세계사에 어느 제왕도 비판을 무릅쓰고 왕자까지 참여 시켜가며, 또 본인은 눈병으로 고통 받으며 글을 창제한 이는 없다.우리 후손은 훈민정음의 향기롭고 풍부한 자양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한글은 겨레의 마음에서 단연 국보 1호다. 한글의 우수성과 편리성은 민주주의와 함께 입증되었고, 미래지향성은 점점 더 찬란한 빛을 뿜고 있다.

한글 문화의 위력으로 우리는 일제 강점기를 이겨냈고, 컴퓨터 시대에는 정보통신 강국이 되어 있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자를 지닌 중국과 일본은 컴퓨터 이용에서 우리와 경쟁이 안 된다.

그러나 558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유공자가 표창되는 반면, 시내버스에 영문자를 남발하고 ‘Hi Seoul! 시민 good 아이디어 공모’ 광고를 낸 서울시가 지난해에 이어 ‘으뜸 훼방꾼’으로 꼽히기도 한다.

세종로와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상, 세종대학, 세종호텔까지 있지만 어딘가 빈듯하다. 광화문의 충무공 동상보다 덕수궁에 있는 대왕의 동상은 초라해 보인다. ‘세종국제공항’으로 하려던 계획이 지역이기주의에 밀려 인천국제공항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훈민정음 창제만으로도 어짐과 천재성이 우러러 뵈는 세종의 업적과 은혜를 제대로 평가하는 민족인가. 한 언론인의 취재담이 우리의 불경과 무관심을 질타한다.

파리 유네스코본부의 일본인 마쓰우라 사무총장이 “도대체 한국인은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고 있는가?”라고 정색을 하며 물었다고 한다. 한글과 세종대왕에 대해 외국인보다 우리가 더 소홀한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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