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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WMD 제조능력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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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WMD 제조능력 없었다"

입력
2004.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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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의 이라크 정부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수 개월 사이 대량살상무기(WMD)를 폐기했으며 지난해 3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당시엔 WMD를 재생산할 능력을 상실했다고 이라크 서베이그룹(ISG)이 6일 밝혔다.ISG의 찰스 듀얼퍼 단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000쪽 분량의 이라크 WMD 개발 및 보유 의혹 관련 최종보고서를 제출한 뒤 상원 군사위 청문회의 공개 증언을 통해 “이라크는 미국의 공격 당시 WMD를 갖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보고서의 내용은 이라크의 WMD 위협을 후세인 정권 축출의 명분으로 삼았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 논란을 더욱 가열시킬 전망이다.

특히 이 보고서가 미 대선을 불과 3주일 정도 앞두고 발표됨에 따라 부시대통령의 ‘잘못된 전쟁’을 겨냥한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공격이 더욱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후세인이 1991년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한 데 이어 1992년까지 생ㆍ화학 무기를 폐기 처분했고 이후 WMD 생산이 재개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생화학무기공장 중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알 하킴의 시설들은 1996년 유엔무기사찰단이 파괴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대신 후세인은 유엔의 금수조치를 푸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후세인은 1991년 무기사찰 개시 후 화학ㆍ생물 무기 프로그램을 장기적 과제로 남겨두었다”며 “금수조치 해제 이후 장기적인 차원에서 WMD의 재생산을 추구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듀얼퍼 단장은 “후세인이 금수조치가 점차 허술해진 틈을 타 2000년~2001년 밀반입 부품들로 미사일 설계작업을 시도했으나 큰 의미를 둘만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후세인은 즉각 제거해야 할 위협이었다기보다는 먼 장래의 위협이었다”며 “후세인은 WMD 문제를 지렛대로 유엔금수조치의 해제를 노렸던 것 같다”고 결론지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보고서는 이라크 전쟁을 성공 사례로 그려가려던 백악관에 상처를 안겨 준 가장 최근의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후세인은 무기류나 물질 또는 정보를 테러 조직에 넘길 위험 인물이었다”며 “9ㆍ11 이후 그위험은 우리가 좌시할 수 없었다”고 이라크 공격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AP 통신은 이 보고서가 부시 대통령의 입지를 더욱 악화시켜 케리 후보에게 반사이익을 안기는 ‘듀얼퍼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후세인이 언제든지 WMD 프로그램을 살리기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는 점을 동시에 지적, 부시 대통령에게 빠져나갈 여지를 남겼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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