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공식 개막되는 제5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ASEM 회원국의 지지를 구할 방침이다. 노 대통령은 또 '한국이 개방형 통상국가'라는 정책 기조를 설명함으로써 국제신인도를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3개의 신규 회원국이 추가 가입하게 되는 이번 회의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ASEM 의미와 확대=ASEM은 Asia―Europe Meeting을 줄인 말로 1996년 태국 방콕에서 첫 회의를 갖고 출범했다. 아시아·유럽의 회원국 정상들은 2년에 한번씩 다자 회담을 갖고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포괄적 관심사를 논의하지만 구속력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기구는 아니다. 기존 회원국은 아시아에서 동북아 3개국, 아세안 7개국과 유럽연합 소속 15개국 등 총 25개국. 이번에 아세안 미가입국인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3개국과 유럽연합 새 회원국인 10개국이 추가로 가입함으로써 총 회원은 EU집행위 외에 38개국으로 늘어난다.
◆제5차 ASEM회의 의제=이번 ASEM의 주제는 '아시아·유럽간 동반자 관계의 활성화 및 실질화'이다. 회원국 정상들은 사실상 7일부터 회의 일정에 들어갔으나 8, 9일 이틀동안 3개 분야 정상회의를 갖는다.
8일 개회식 직후 '국제정세 및 새로운 범세계적 도전 요인'을 주제로 열리는 정치분야 정상회의에서는 북핵 문제와 테러, 국제안보 문제가 다뤄진다. 이날 오후에는 '세계화와 개방적 지역주의 맥락에서의 아시아·유럽간 경제 동반자관계 증진'을 주제로 경제분야 회의가 개최된다. 9일에는 'IT(정보기술) 및 세계화 시대에서의 문화적 다양성과 민족문화'를 주제로 사회·문화 분야 회의가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3차례의 정상회의 결과물로 의장성명을 비롯해 'ASEM 경제 동반자 선언'과 '문화·문명간 대화에 관한 ASEM 선언' 등이 문서로 나올 예정이다.
◆한반도 문제와 우리 정부의 기대=한국측 실무협상대표인 이선진 외교부 외정실장은 "이번 의장성명에는 북핵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관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4차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노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IAEA(국제원자력기구)측에서 문제삼고 있는 한국의 핵 물질 실험과 관련, 핵무기 개발 및 보유 의사 없음 핵 투명성 원칙 유지 및 국제협력 강화 핵 비확산에 관한 국제규범 준수 핵 평화적 이용 범위 확대 등을 담은 '평화적 핵 이용 4원칙'을 강조할 방침이다.
하노이=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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