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세계박물관대회(ICOM) 행사 진행을 돕고 있다.개회식날 회의가 개최되는 홀 앞에서 한글과 영어로 작성된 발표자료집을 나눠주었다. 한글자료집을 보는 한 외국인을 보고 알 수 없는 문자 앞에서 난감해 하는 줄 알았더니 뜻밖에 미소를 띄며 “글자가 예쁘다”고 했다.인쇄된 글씨를 만지면서 한글자료집을 챙기는 모습에 뿌듯했다.
얼마 전에는 다른 외국인과 카페에 갔었는데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그는 “한글 중에 내 맘에 쏙 드는 것이 있다”며 노트를 펼쳤다. 노트에는‘가’부터 ‘하’까지 반복해 쓰여 있었는데 특히 ‘자’ ‘차’ 등 ‘ㅈ’이 들어간 단어를 가리키며 활짝 웃었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한글을 칭찬하는 데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한편으로 한국인으로서 미처 알지 못했던 한글의 아름다움을 뒤늦게 깨닫고 부끄러웠다. 학교 다닐 때는 한글의 우수성을 설명 듣고도 그저 그러려니 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압박에 가까운 부담을 갖고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공부한다. 그러나 우리가 읽고 쓰는 한글을 보면서 문자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우리가 우리 문자와 언어에 자신감을 가질 때 다른 언어나 문자를 배우기도 훨씬쉬워질 것이다.
/이경선ㆍ인천 서구 석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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