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경련 "소비 살리려면 공무원 줄여라"…"인건비 아껴 재정사업 투입 고용창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경련 "소비 살리려면 공무원 줄여라"…"인건비 아껴 재정사업 투입 고용창출"

입력
2004.10.07 00:00
0 0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일 침체의 늪에 빠진 소비를 살리려면 공무원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절감된 인건비를 다른 재정사업에 투입하면 더 많은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고, 공무원 수가 줄면 규제도 줄어 기업투자와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다.전경련은 이날 ‘민간소비 부진의 원인과 대응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정부의 조직과 인력을 축소, 잉여금을 사회간접자본(SOC) 등 경기활성화와 재정적자 해소에 활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 동안 정부 혁신 차원에서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은 많았지만, 소비 회복의 직접적인 방안으로 공무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논리를 편 것은 전경련이 처음이다.

전경련은 미국 영국 독일 등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공무원 수 감축을 통한 경기활성화의 장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미 클린턴 행정부는 전체 연방 공무원의 12%인 24만 명을 감축, 153억 달러의 정부지출을 줄임으로써 장기호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재정적자 규모를 감소시키고 정부역할을 축소해 얻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또 영국의 대처 정부는 여권발급 등 110여 개 행정서비스를 아웃소싱, 10만여 명의 공무원을 줄여 무기력과 도덕적 해이로 대표되는 영국병을 치유하고 경제를 회복시켰다고 평가했다. 영국은 올해도 공무원 8만 명을 감원, 절감분 150억 파운드 중 50억 파운드를 교육ㆍ의료보험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전경련은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1998년 이후 작은 정부를 만들겠다는 정부조직 개편 노력에도 불구, 정부 조직은 더 비대해졌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중앙 부처는 98년 17부2처16청에서 현재 18부4처17청으로 확대됐고, 중앙 공무원 수도 2000년 말 54만6,000명에서 4월말 현재 58만5,000명으로 4만여 명 증가했다.

지난 한해동안 공무원 수가 1만8,000명 늘었고 규제는 260건 증가했다는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연봉 3,000만원 공무원을 5만 명 만 줄이면 1조5,000억원이 절감된다”며 “이를 다른 사업에 투자하면 정부 부문에서 줄어드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작은 정부를 만드는 것과 소비를 살리는 것은 별개라는 반응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공공부문 경쟁력을 높이고, 민간부문 활성화를 위해 작은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공무원 대량해고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얘기는 처음”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공공부문 일자리 발굴을 위해 골몰하고 있는데, 공무원 감소분 이상으로 새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비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불필요한 중앙정부 기능을 폐지하거나 민간에 이양하는 노력은 장기적으로 민간부문의 활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에 부정할 사람은 없다”며 “그러나 이 같은 정부 혁신과 당면한 소비회복 과제는 별개의 카테고리”라고 반박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