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만 파놓고 ‘나 몰라라’ 하면 어떡합니까.’2007년으로 예정된 서울 지하철 9호선의 개통이 예산부족으로 연기가 불가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6일 김충환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토목공사가 진행 중인 지하철 9호선이 정부보조금 부족으로 인해 내년 9월 이후 공사를 중단해야 할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팔짱’으로 공사중단 위기
김포공항에서 여의도~노량진~강남대로까지 총 연장 25.5㎞에 정거장 25개소가 신설되는 9호선 1단계 구간에는 총2조3,99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 중 시비가 40%이며, 20%는 민자 유치, 나머지 40%는 국가가 지원하도록 돼있다.
시에 따르면 당초 2005년도 국비지원으로 서울시가 건설교통부에 요구한 금액은 3,623억원. 하지만 정부는 추가 국고지원의 여력이 없다며 요구금액의 37%에 불과한 1,339억원만 지원하기로 하고 예산을 확정했다. 타 지방자치단체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 정부는 2004년에도 서울시 요구액인 1,954억원 중 887억원만의 사업비만 집행했다.
이에 따라 내년 9월 이후에는 꼼짝없이 공사를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 게다가 2004년까지 기본계획상 60.7%가 투자됐어야 하는데도 32.7%에 그쳐 2005년 이후 매년 사업비가 크게 늘어나는 악순환이 예상된다.
*시민불편에 재해위험까지
김포공항에서 여의도를 거쳐 노량진~강남대로~방이동으로 연결되는 지하철9호선의 개통이 연기될 경우 같은 해 개통되는 인천국제공항철도와의 연계도 불가능해 안 그래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인천공항 이용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공사가 상당 수준 진행된 상태에서 중단될 경우 안전관리에도 구멍이 뚫리게 돼 각종 사고도 우려된다.
시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9호선은 도시철도이기 때문에 국가가 40%의 사업비를 지원해야 하는데도 정부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사업비 집행을 미루고 있다”며 “공사가 지연될수록 관리비, 감리비 등으로 인해 사업비만 대폭 증가될 뿐”이라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