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업체들이 택지개발지구에서 분양 받은 용지를 웃돈을 붙여 되팔거나, 분양가를 과도하게 올리는 방법으로 폭리를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토지공사도 택지 매입ㆍ조성비를 높게 책정해 분양업체에 고가 분양하는 ‘땅장사’를 하는 등 분양업체와 토공의 과도한 ‘잇속 챙기기’가 지난 2년여간 아파트 분양가 상승의 주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6일 국회 건설교통위 한국토지공사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정장선 의원은 주택 분양업체들이 7월 화성 동탄지구 분양으로 평당 약 237만원씩 총 1조2,600억원이라는 막대한 개발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실례로 토공으로부터 수의계약으로 화성 동탄지구에서 17만평의 택지를 564억원에 분양 받은 ㈜명신이 이 땅에 74.5%의 웃돈을 붙여 서해종합건설에 되팔려 했다가 무산돼 대우건설에 판 사실도 밝혀졌다고 공개했다.
정 의원은 “1999년 공공택지의 주택용지 전매가 허용된 이후 지금까지 토공이 분양한 택지 총 5조5,701억원(327만평) 중 42.3%인 2조3,615억원(104만평) 상당이 전매됐다”며 “이 같은 부당이득을 막기 위해 주택용지는 주택을 분양 할 때까지 전매를 금지하고, 후분양제도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양업체에 택지를 공급하는 토지공사도 용지 매입 및 개발 비용을 과다하게 책정해 고가에 판 것으로 드러났다.
토지공사가 열린우리당 박상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토공은 전국 28개 택지지구에서 원 소유자로부터 평당 46만원 대에 용지를 매입해 평당 171만원 대에 분양, 토지매입비 대비 평균 3.7배의 차익을 취했다.
특히 토공은 지난해 말 일반 분양을 실시한 경기도 파주 교하지구에서 택지 원소유자들로부터 평당 36만3,637원에 용지를 매입한 뒤 분양업체에 평당 284만5,385원에 매각, 평균 7.8배의 높은 차익을 남겼다. 토공은 화성 동탄지구에서 5.4배, 김포 장기지구에서 5.2배, 용인 죽전지구에서 5.1배 등 수도권에서만 평균 5배가 넘는 개발이익을 챙겼다.
토공은 이밖에도 성남 분당 금곡동의 업무용지를 주상복합으로 용도 변경해 2.1배의 차익을 올리는 등 5년간 토지 용도변경을 통해 약 1,565억원이 넘는 이익을 남겼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분양까지 약 2~3년간의 기간이 소요되는 데다, 도로 및 택지조성 비용등을 감안하면 토지 매입 대비 분양가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며 “지난 2년간 집값이 폭등한 원인을 고가의 택지분양때문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라고 해명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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