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일거에 880포인트를 껑충 넘어서자 증권사들이 더 놀라고 있다. 10월 증시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던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지수 고점 예상치를 하루 만에 달성해 버렸다”며 목표지수를 일제히 올렸다. 낙관론적 전망을 했던 증권사들도 “이렇게 빨리 오를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하고 있다.*목표치 900~920으로 급거 올려
8월 이후 반등 국면에서 꾸준히 조정시 매도 전략을 권해 온 증권사들은 예상치 못했지만 당분간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목표지수를 변경하면서도 “추세 전환은 아니다”라는 것을강조하고 있다.
5일 오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는 부랴부랴 ‘긴급 시장점검’ 보고서를 내고 목표 지수대를 재설정했다. 김지환 연구원은 “최근 예상을 웃도는 주가 상승에 따라 현재 시장을 바라보는 전략팀의 시각을 재점검해 보았다”며 종전 지수 예상범위인 700~850포인트를 700~900포인트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최근의 주가상승은 주로 예상치 못한 수급에 힘입은 것”이라며 “기존의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관파, “현지수가 고점 수준”
대우증권의 이영원 연구원도 5일 기자간담회에서 “주가가 단기간에 880포인트까지 올라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에 대해 “중국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고 정보기술(IT)주의 저평가가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직 증시가 상승 추세로 전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IT 경기 둔화와 내년 경제성장률과 기업 실적전망 하향, 고유가 등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현 지수를 고점을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비관론의 큰 축을 이뤘던 삼성증권도 이날 “기술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중기 추세 반전’ 3단계 중 2단계를 넘어섰다”며 “상승추세로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목표치도 900~920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 반등은 글로벌 증시의 동반 회복에 근거한 것이며 한국 증시의장기 추세가 변화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한계를 그었다.
*낙관론자, “상승장 상당 기간 갈 것”
추석 전 “주식을 사두라”고 권했던 낙관론자들도 단기간 급등에 놀란 눈치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 중에서 우리가 가장 낙관적인 10월 전망을 내놓은 것 같은데, 사실 우리도 이렇게 빨리 지수가 오르리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김영익 실장은 “이달 지수밴드를 830~930으로 잡아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이 많았는데, 단기간에 올라버려 회사 내에서도 놀라는 눈치”라고 덧붙였다. SK증권도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장기 매물벽을 돌파하면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지지선을 830포인트에서 860포인트로 높여 잡았다.
이들 낙관론자들은 이번 상승장이 상당 기간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SK증권의 한 관계자는 “이러다간 생각지도 못한 큰 장이 올 수도 있으며, 지금이라도 시장에 참여할 때”라고 강조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도 “10월의 목표 지수대에 도달했지만 4분기 중 950선까지 상승할 수 있으므로 강세장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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