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에는 자라섬이라고 하는 섬이 하나 있다. 바로 옆에 있는 춘천의 남이섬은 너무 유명해 관광객이 넘쳐 나지만, 이 작은 무인도는 거의 버려져 있다시피 해서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그 곳에서 지난 여름 작은 사건이 하나 일어났으니, 처음으로 국제적인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 것이다. 3일에 걸쳐 열리기로 되어있던 행사 중 갑작스러운 폭우로 아쉽게도 두 번째 날의 공연은 취소가 되었지만, 첫째, 셋째 날에는 무려 3만여명이 구름처럼 몰려 들었고 그 뜨거운 반응에 주최측은 스스로 감격할 정도였다. 결코 우연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군측은 처음부터 과감히 민간인 전문기획가를 영입해 힘을 실어 주었고, 관계자들을 유럽 유수의 재즈 페스티벌을 참관시켜 감각을 익히게 하였다. 지역의 주민들과 공무원들은 여름 내내 얼굴이 까맣게 타도록 섬을 가꾸어 손님 맞을 준비를 하였고 거기에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희생이 더해졌다.
어느 신문기사에서 “빗물이 눈물이 되어버린” 아쉬움과 함께 미완의 성공에 대해 격려를 보냈듯이 오히려 첫해의 역경은 그 일을 준비한 많은 사람들의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국내외의 많은 연주자와 전문가들은 이 작은 마을이 보여준 저력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특히 핀란드의 세계적인 포리 재즈페스티벌의 디렉터는 그들이 20년만에 이룬 일을 가평이 첫 해에 보여줬다면서 진심으로 놀라움 을금치 못했다.
J를 반모음으로 읽는 그에게 자라섬은 “야라섬”으로 기억되겠지만, 그 날의 감동은 영원히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리고 요즘 가평 사람들은 새로운 약속장소가 생겼단다. 낚싯대 들고 자라섬 B 스테이지 옆에서 만나자고.
/이선철 폴리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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