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며칠 앞두고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던 아시아 젊은 생물공학자 학술회의(YABEC2004ㆍYoung Asian Biochemical Engineer Conference)에 다녀왔다.올해로 10년째인데 아시아 지역 10여 개 나라에서 200여 명의 젊은 생물공학자가 1년에 한 번씩 모여서 학술모임을 갖는 것이다. 이번 모임에도 우리나라 생물공학자 40여 명이 참석하여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특히 이 회의는 2박 3일 일정으로 개최되는데 낮에는 논문 발표를 하고 저녁 식사 후에는 각 나라에서 가져온 고유의 전통술로 밤새도록 친선을 도모한다. 그렇게 10년을 거쳐 오는 동안 아시아 지역의 젊은 생물공학자들은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다.
각국 간사들은 상대국 책임자들에게 작은 선물을 선사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모든 비용도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 친선외교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며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선의의 경쟁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모두가 자기 학교, 자기 나라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금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중국과 일본이 큰 성과를 올렸다. 참가자 모두가 두 나라 친구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들도 아시아의 친구들로부터 칭송받는 것이 싫지 않은 표정들이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학회를 개최하는 장소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일본, 중국, 대만 등에는 각 지역마다 교육센터가 잘 구비되어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학회를 유치할 수 있다.
부럽기 그지없다.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기업체들이 특색 있는 교육센터를 설립하여 일반인에게까지도 싼 값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지역별로 훌륭한 시설을 갖춘 교육센터가 세워져서 그지역의 고유 문화를 감상하면서 학회를 개최하였으면 한다. 학회는 학술적인 모임이 주된 목적이다. 그러나 학회는 학술 모임을 통하여 교육과 문화와 삶이 어우러지고 세계 공동체 속에서 서로 교류하며 우리를 알릴 수 있는 중요한 행사이다.
이런 센터가 있다면 평소에는 그 지역의 주민이나 국내 학자, 연구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국제행사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마다 이러한 행사를 제대로 치러낼 수 있는 교육문화공간과 시설이 아쉽다.
박돈희 전남대 생명과학기술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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