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입니다.”치열한 내부경쟁을 거쳐 지난 1일 우리은행 초대 개성공단 지점장으로 선임된 김기홍(49)씨는 4일 “국내 은행원 중 처음으로 북한에 근무하게 돼영광”이라고 말했다. 김 지점장은 본가와 처가의 고향이 각각 평북 정주와 황해 개성인 실향민 출신. 이 때문에 가족들도 김 지점장의 북한 근무소식에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김 지점장은 다음달초부터 2년 정도 개성공단 내 숙소동에서 직원 2명과 숙식을 함께 하며 입주기업의 시설투자 및 운전 자금 대출, 수출입 및 송금 업무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초기 운용자금은 2,000만 달러. 김 지점장은 현재 15개 진출 기업을 일일이 찾아가 자금운용 계획을 확인하고 북한에서 쓰는 용어도 공부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그에게 “고생길이 열렸다”며 걱정을 겸한 격려를 보내고있다. 열악한 인프라와 남북 간의 특수관계로 인해 난관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남북 정부간 협의가 완료되지 않아 전산망 설치 및 가동이 불투명한데다가 북한측 은행과의 일반결제 계약도 체결돼 있지 않아 북한 노동자의 급여를 송금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고 별다른 여가거리도 없는 삭막한 환경에서 지내야 한다.
김 지점장은 만일의 경우 3명이 수작업으로 은행업무를 볼 각오까지 하고있다. 그는 “어려움이 적지 않겠지만 자긍심을 갖고 일한다면 잘 해낼 수있을 것”이라며 “2007년까지 2,000개 기업이 진출할 예정인 만큼 2006년쯤에는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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