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 선호종목이 과거 단기 차익실현이 유리했던 정보기술(IT) 등 경기 민감주에서 자산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자산주나 고배당주 등 장기투자에 적합한 종목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이 같은 추세는 초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면서 몇몇 기업 주식의 배당수익률이 은행금리를 웃도는 사례가 늘어나는 데다 사모투자펀드(PEF) 허용에 따라 향후 소유 자산이 많은 '알짜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PEF 허용 등 투자환경 급변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명동과 강남의 큰손들이 주식시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강남에서 10억원 이상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뱅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증권사 직원은 "큰손들은 첨단 기술주보다 90년대 초 증시 활황기에 낯이 익은 자산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종목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11월 사모펀드 관련 법이 시행되면 이 같은 저 PBR 종목들이 M&A의 주타깃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연기금 주식투자 허용과 퇴직연금제 등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3년 이상의 장기투자에 적합한 안정적 종목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증권연구원은 기금관리법 개정과 퇴직연금제가 시행되면 연기금의 규모가 현재 10조원 대에서 2015년에는 189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배당수익률·금리 격차 크게 줄어
저금리가 지속되고 기업의 실적이 크게 향상되면서 배당수익률과 시중금리의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도 장기투자 종목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배당을 실시한 185개 종목의 올해 배당수익률의 경우는 2.79%로 매년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채권과 예금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그 격차가 2% 포인트 이내로 추소될 전망이다.
게다가 시가총액 상위 100위 기업 중 1999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시가배당률이 5%를 넘는 종목이 우선주를 포함해 모두 11개에 달하는 등 채권 금리나 예금 금리를 추월하는 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종국 투자전략센터장은 "과거 주식을 보유하면서 시세 차익만을 노릴 수 밖에 없었으나 배당이 늘면서, 일부 고배당 종목의 경우 장기 투자시 채권이나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이 최근 주식투자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등에 대한 주식 소유제한이 풀리자 태광산업·롯데 등 몇몇 자산주들이 초강세를 보였던 1993년과 최근의 증시 상황이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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