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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260 + α '불멸의' 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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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260 + α '불멸의' 이치로

입력
2004.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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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히터’ 스즈키 이치로(31ㆍ시애틀 매리너스)가 야구의 본고장미국에서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의 위업을 달성했다.이치로는 2일(한국시각)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0-2로 뒤진 3회말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상대 선발 라이언 드리스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6구째를 통타, 깨끗한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1920년 조지 시슬러가 세운 한 시즌 최다안타기록(257개)을 84년 만에 갈아치우면서 메이저리그 역사에 ‘불멸의 이치로’를 새겨넣는 순간이었다. ‘이치로’를 연호하며 열광하는 팬들 속에는 시슬러의 딸 프린시스 시슬러 드로켈만(81)과 3명의 손자도 끼어 있었다.

이날 1회말 좌전안타, 3회말 중전안타에 이어 6회말에도 전매특허인 내야안타를 성공시켜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이치로는 3일 텍사스와의 홈경기에서 5회 또 다시 중전안타를 추가,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260개로 늘렸다. 12경기 연속 안타를 때린 이치로는 4일 텍사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주 기자 bjkim@hk.co.kr

■이치로 누구인가 / '시계추타법' 타격 타이밍의 달인

초등학교 2학년때 소년 야구부 감독이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배트를 잡았다.

중학교 때부터 특수 피칭머신을 주문해 2m 앞에서 볼을 치면서 동물적인 감각과 선구안을 키웠다. 중ㆍ고 시절 투수로 활약하다 1991년 신인 드래프트 4번으로 오릭스 블루웨이브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데뷔 첫해 주니어 올스타 MVP, 2군 웨스턴리그 타격왕에 올랐으나 1군 리그(92년 타율 2할5푼3리, 93년 1할9푼8리)에서는 밑바닥을 헤맸다. 94년 ‘영원한 스승’인 오기 아키라 감독을 만나면서 진가를 발휘했다.

오른쪽 다리를 들어 건들거리며 타이밍을 맞추는 ‘시계추 타법’을 앞세워 그 해 타율 3할8푼5리에 일본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인 210안타를 쳐 퍼시픽리그 MVP에 오르며 ‘이치로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후 2000년까지 7년 연속 타격왕과 베스트9, 94~96년 3년 연속 퍼시픽리그 MVP를 차지, 일본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2년의 준비 끝에 2000년 11월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 빅리그에 진출한 이치로는 데뷔 첫해 타율 3할5푼, 242안타, 56도루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2번째로 리그 신인왕과 정규시즌 MVP를 석권했다.

왼손 타자인 이치로의 최대 무기는 스윙 테크닉. 방망이가 나가는 동안에도 구질이나 코스 변화에 따라 세번까지 스윙궤적을 바꾼다. 때문에 예측못한 상황에도 헛스윙 없이 어지간하면 커트를 해낸다.

100m를 10초대에 끊는 빠른 발과 스윙 순간 몸을 1루쪽으로 던지는 듯한 타법은 이치로가 총 안타중 25%를 내야안타로 장식할 수 있는 비법이다. 우익수 수비도 수준급이다. 우전안타 때 3루 송구로 1루 주자를 잡아내는 ‘레이저 빔’같은 수비는 팬들을 열광케 하기에 충분하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日 "열도 야구·문화의 승리" 흥분

“일본의 최대 수출품.” “재팬 애즈 넘버원(최고는 일본) 부활.”

이치로의 대기록 달성에 일본 열도는 열광과 찬사로 터져나갈 듯 하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3일 ‘이치로가 역사를 만들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풀뿌리 야구로 출발해 고교, 사회인야구에서 단련 받고 프로가 된 뒤 더 노력해 세계의 정점에서 빛나고 있다”며 일본 야구계 전체의 승리로 평가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사설에서 “지금 메이저리그는 일본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선수가 늘고 있다”면서 “이치로의 쾌거는 그들에게 용기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전날 “훌륭하다는 한마디 밖에 할말이없다”면서 “천부적인 재능에 남보다 갑절의 노력이 더해져 달성한 위대한 업적”이라고 말했다. 학자와 전문가들은 신문기고 등에서 “미국최대의 문화인 야구 분야에서 일본인이 정상에 선 것은 미국이 일본을 다시 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등 큰 기대를 표시했다.

대형 TV가 설치된 일본 주요 도시의 중심가, 나고야(名古屋)시에 있는 이치로의 모교 아이치(愛知)대 부속 메이덴(名電)고교, 곳곳의 스포츠카페 등에서는 2, 3일 이치로가 안타수를 늘려나갈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도쿄=신윤석 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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