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표주인 다음이 거래소 이전을 추진하기로 해 우량주의 코스닥 시장 대탈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올들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잇따라 거래소로 이전하거나 등록을 포기하면서 전체 시가총액의 20% 가량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다음은 11월 13일 열릴 주주총회에 거래소 상장을 위해 코스닥 등록을 취소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시가총액 5위인 다음은 1999년 11월 등록 이후 닷컴 거품에 따른 폭등과 폭락을 경험한 코스닥 시장의 산 증인이다. 같은 날 시가총액 1위인 옥션도 이사회를 열어, 등록한 지 4년 6개월 만에 대주주인 이베이의 정책에 따라 등록 취소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시가총액 상위주의 코스닥 탈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엔씨소프트가 거래소로 이전한 데 이어 올해 초 당시 시가총액 1위였던 KTF가 거래소로 옮겼고 8월에는 덴소풍성이 사실상 자진 등록 취소의 길을 택했다.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도 최근 거래소 이전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거래소 이전이나 자진 등록 취소 등으로 코스닥을 떠나기로 결정한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20% 가량인 5조8,596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을 특징 짓는 인터넷 대표기업 2개사가 코스닥을 떠난다는 점에서 다음과 옥션의 코스닥 탈출은 충격이 더 크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인터넷은 거래소와 코스닥의 정체성을 구분해주던 핵심 업종”이라며 “인터넷 주요 기업이 추가로 이탈할 경우 코스닥은 벤처기업의 젖줄이나 정보기술(IT)업종에 특화된 전문시장이 아니라 단순히 거래소의 2부시장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진주 기자 parsi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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