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짜리 금리와 3년짜리 금리사이에 차이가 없어졌다.’최저치 행진을 거듭해오던 3년 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이 1일 연 3.51%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운용목표(3.50%)와는 불과 1bp(1bp=0.01%포인트)차. 장단기 금리가 사실상 동일점으로 수렴해버린 것이다.
‘기간 프리미엄(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것)’이 없어진 비정상적 금리구조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는 7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결정에 달려있다.
◆장기금리 하락, 두 가지 이유
그때 그때의 시장 내 자금사정을 반영하는 단기금리와는 달리, 장기금리는 기본적으로 경기를 반영한다. 장기금리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장래 경기회복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3%대 중 후반에서 머물고 있는 3년 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에도 이런 ‘잿빛 경기전망’이 기조에 흐르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장기금리 하락엔 이 같은 경기 인식 외에 ‘플러스 알파’가 강력한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콜금리 추가인하에 대한 기대심리다.
7일 열릴 10월 금통위 회의에서 콜금리목표를 25bp가량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면서 장기금리가 콜금리 선까지 내려간 것이다. 지난해 6월에도 콜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 밑으로 내려가는 역전현상이 나타난 적이 있다.
주목할 점은 시장의 콜금리 인하관측이 단지 ‘기대감’이 아닌 ‘압박’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 시장 참여자들이 계속 채권 값을 끌어올림으로써, 금통위에 콜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결국 채권 값을 더 비싸게 하려는 듯한 느낌마저 풍기고 있다.
3일 한은 관계자가 “당국은 시장을 이끌어야지 시장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며 시장 분위기로 콜금리를 결정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금통위의 결정은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수는 있지만 큰 의미는 없다. 어차피 현재의 장단기 금리 동일화 현상은 콜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것인 만큼 7일 금통위 결과에 따라 단기금리(콜금리)가 내려가든 장기금리(국고채 유통수익률)이 올라가든 장.단기금리차는 다시 어느 정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시장 기대와는 달리 금통위가 콜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경우 3년 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10bp이상 반등할 것이 확실시된다.
금통위의 콜금리 결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관측은 현재 동결론과 인하론이 팽팽히 엇갈린다.
삼성선물 최완석 팀장은 “정부의 부양의지가 확고한데다 유가상승이 물가불안 보다는 경기침체에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 달 콜금리를 25bp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원증권 최형준 연구원은 “근원 인플레 압력이 크고 대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이탈 위험이 가중되는 만큼 콜금리는 동결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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