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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가 50달러 돌파, 소나기로 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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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가 50달러 돌파, 소나기로 보지 말자

입력
2004.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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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지난 1일 배럴당 50달러12센트를 기록, 뉴욕 상업거래소 개장 이후 처음 심리적 마지노선인 배럴당 50달러선을 돌파했다. 50달러 돌파는 올해 내내 이어진 고유가 행진으로 이미 예견된 것이긴 하지만 다시 저유가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지구촌 전체가 심대한 에너지쇼크에 직면하게 됐다.이번 유가 급등은 멕시코만의 잇단 허리케인으로 석유생산시설 가동이 차질을 빚고 나이지리아의 내전으로 원유생산이 줄어들면서 빚어졌다. 시장 불안요소가 해소되면 급락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없지 않지만 배럴당 50달러 돌파를 고유가시대 진입의 신호탄으로 보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시장 불안요소의 단기적 해소를 거의 기대할 수 없는데다 석유 소비량이 많은 겨울철을 앞두고 있고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른바 Brics 국가들의 석유수요 증가세로 고유가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민간 경제연구소는 저유가시대의 종언과 함께 에너지자원 확보를 둘러싼 국제질서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심상치 않은 고유가시대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석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선 치명적인 영향을 입을 것이란 게 일치된 시각이다. 내수침체 장기화 및 수출둔화 움직임에 고유가 파고까지 덮칠 경우 우리 경제가 온전하게 견딜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당장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고유가의 부담을 기업과 가계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공산품 농산물은 물론 공공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하고 거의 모든 업종이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내년 경제성장이나 나라살림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 우리 경제가 주저앉지 않도록 대비하는 한편 새로운 차원의 에너지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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