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축제의 계절이 열렸다. 가을은 깊어가고 어쩐지 시라도 한 수 읊어보고 싶은 요즘. 조선조로 훌쩍 시간여행을 떠나거나 찬란한 불꽃놀이로 추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둥둥둥 북소리로 가라앉은 기분을 띄워보는 것도 좋겠다. 온 몸으로 가을을 껴안고 싶은 당신을 위해 서울이 축제의 한마당을 펼친다.
◆‘장원급제 납시오’ 과거재현행사
TV 사극에서나 보던 과거시험 장면을 실제로 보고 싶다면 3일 오전 11시 경복궁으로 가면 된다. 서울시가 11년째 시행해오고 있는 조선조 과거시험 재현행사가 200여명의 일반인과 50여명의 대학부 응시생을 대상으로 오후2시까지 펼쳐진다.
일반부는 祝 開天節(축 개천절)이라는 시제로 칠언율시를, 대학부는 仲秋佳節(중추가절)로 오언절구나 칠언율시 중 하나를 택해 지으면 된다.
심사위원들의 채점시간 동안에는 KBS국악관현악단이 수제천, 판소리 춘향가, 가야금산조 등을 들려주며, 경희궁에선 부대행사로 어린이 백일장과 외국인 한글백일장이 열린다.
하루 앞선 2일 오후 3시에는 고종이 왕위에 즉위하기 전까지 거처했던 운현궁에서 고종과 명성후 민씨의 국혼례도 재현된다.
◆불꽃처럼 찬란하라 ‘세계불꽃축제’
토요일인 9일과 16일 밤엔 한강시민공원이 오색의 불꽃으로 찬란하게 타오른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서울 세계불꽃축제’가 저녁 8시부터 한 시간동안 한국, 중국, 이탈리아, 호주 등 4개국의 불꽃쇼로 토요일밤의 열기를 달굴 예정.
영화 ‘퐁네프의 연인’에서처럼 좋은 이와 손잡고 불꽃 사이로 뛰어다녀보는 것도 올 가을의 좋은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원효대교 남단이 불꽃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명당자리.
축제 시작전인 오후 5시30분부터는 인기가수들이 총출연하는 축하 공개방송도 펼쳐지며, 불꽃쇼가 끝난 후엔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가족들이 함께 볼수 있는 영화도 상영된다.
◆가을을 울린다 ‘서울 드럼페스티벌’
전세계 타악의 향연 ‘서울 드럼페스티벌 2004’도 8~10일 서울광장과 세종문화회관, 종로구 남인사마당, 양천구 목동 파리공원 등지에서 열린다.
올해 여섯번째인 이 행사에는 ‘소리로 하나 되는 서울’이란 주제 아래 캐나다와 미국, 아르헨티나, 스웨덴 등 해외 9개팀과 난타, 도깨비 스톰,뿌리패 등 국내 12개 타악단체가 참여해 신명나는 한마당을 펼치게 된다.
서울광장 주변에 설치되는 세계타악기 체험관에서 미국과 남미,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전통 민속악기와 드럼세트, 전자악기 등 1,000여종의 타악기를 구경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drumfestival.org)를 참조하면 된다.
◆삶의 의미를 찾아 ‘서울공연예술제’
보다 지적인 가을을 보내고 싶다면 대학로로 감수성의 모험을 떠나보자. 8일~23일 학전블루, 국립극장, 리틀엔젤스대극장 등지에서 펼쳐지는 ‘제4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새로운 상상력으로 번뜩이는 다양한 국내외 작품들로 서울시민들을 손짓한다.
음악과 무용, 연극, 인형극 등 무대예술의 전 장르가 총망라돼 있는 데다 레바논, 루마니아 등 쉽게 접해볼 수 없는 국가의 공연들도 마련돼 있어 이색적인 문화향유의 기회가 될 것. 자세한 공연 프로그램은 예술제 집행위원회 홈페이지(http://www.spaf21.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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