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 출현에 귀빈들도 들썩. 러시아의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17ㆍ랭킹8위)가 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 한솔코리아오픈(총상금 14만달러)에 출전하자 VIP들의 ‘코트 러시’가 일고 있다.대회조직위 관계자는 1일 “샤라포바의 준결승전이 열리는 주말(2일)에 주한 미국대사, 일본대사, 호주대사, 러시아대리대사 등이 경기를 보러 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빈들의 경기장 러시는 88서울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 이후 처음 있는 일. 특히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의 부인 페트리샤 크리스토퍼는 샤라포바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거르지 않고 테니스장을 찾는 ‘열광팬’.
주한 러시아 대사는 샤라포바의 경기를 보기 위해 일찌감치 자리를 예약해뒀으나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문에 자국으로 돌아가 기회를 놓쳤다. 행운은 대리대사에게 돌아갔다.
국내 VIP의 샤라포바 보기 열풍도 만만치 않다. 틈틈이 테니스를 즐기는 바둑의 이창호9단도 지난달 30일 2회전 경기를 지켜봤다. 1일 비가 오는 것도 아랑곳하지않고 다시 테니스장을 찾은 그는 “전날엔 안경을 끼고 오지 않아 샤라포바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2일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를 찾는다. 노 전 대통령은30년 넘게 테니스를 즐겨 준프로급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주요 경기는 놓치지 않는 테니스 마니아.
1일 샤라포바가 출전하는 여자 단식 준준결승이 예정돼 있었지만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경기가 연기됐다. 오전11시 열린 마미치(크로아티아)와 안네크레머(룩셈부르크)의 준준결승은 1세트 종반에 비로 중단됐다.
하지만 샤라포바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400여명의 관중들은 우산을 받치고 경기장을 지켜 테니스 요정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박현수(25ㆍ대학생)씨는 “평생 한번 올까말까 한 기회라 끈질기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는 오후 4시께 재개됐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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